최근 들어 학생들의 영어공부나 기업인들의 비즈니스 등을 목적으로 필리핀을 찾는 한국인들의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의 문화가 필리핀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 등의 문화적 요소들과 건설, 자동차와 같은 산업적 요소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반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한국인들의 성매매 등과 같은 퇴폐적 유흥은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리핀 사람들은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필리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았다. 그들은 한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며,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 한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한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학생들은 한국은 동아시아에 속하며, 현재 전 세계의 유일한 분단국가라고 대답했다. 한국의 도시로는 서울과 평양을 알고 있었지만, 남한과 북한을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한국이 과거 일본에게 지배를 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현재 한국과 일본 사이에 몇 가지 분쟁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Malette(University of Southeastern Phil.)은 “아직도 한국 사람들은 일본에 대해 적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한국과 일본 사이에 독도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에는 사계절이 있어 계절마다 나무들의 색깔과 모양이 바뀌며, 방학이 1년에 한 번 있는 필리핀과 달리 한국에는 2번의 방학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한국인 친구가 많은 Anthony(Ateneo De Manila)는 “한국 사람들은 잘 웃고 친절하지만, 모든 일을 빨리빨리 해결 하려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대부분의 여자들은 집에서 가정을 돌보고 남자들이 밖에서 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김치, 한글, 한복 등 전통문화에 대해서 알고 있었으며 어른을 공경하는 것을 중요시하는 것 같다는 대답도 있었다.
몇몇 학생들은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한국 드라마 열풍이나 필리핀에 거주하는 한국인 증가 등으로 인해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는 (한국의 장점과 단점)
필리핀 대학생들은 한국의 장점으로 가장 먼저 뛰어난 산업 기술력을 꼽았다. 한국은 높은 교육열로 인해 교육수준이 높으며 또 한국인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희생정신이 강하다고 했다. 특히 한국 어머니들의 희생정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은 필리핀사람들에게 강한 이미지를 주었다고 했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강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고, 사교성이 좋으며, 친절하다고 대답했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애국심이 강하고 서로 협력을 잘하는 것을 꼽았다.
하지만 필리핀 대학생들은 한국인들이 빠른 성장과 현대화로 인해 전통을 경시하며, 돈을 함부로 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인들은 대체로 화를 쉽게 내고, 부정적이며, 다른 문화를 이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특히 무엇이든지 ‘빨리빨리'하려고 하는 한국인들의 문화는 느리게 행동하는 필리핀 사람들을 독촉하여 문화적인 이질감을 느끼게 할 때가 있다”고 했다.
Maricel(U.S.T.- University of santo Tomas)는 “더운 날씨 탓에 필리핀 사람들이 느리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필리핀의 문화이므로 한국인들이 이해해주길 바란다.” 고 말했다. 필리핀 학생들이 꼽은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성매매를 목적으로 필리핀을 찾는 한국 남성들로 인한 한국의 이미지 악화'가 있었다.
◆ 한국인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필리핀
필리핀 학생들이 한국인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것으로는 주로 관광지가 대부분이었으며 필리핀만의 독특한 풍습이나 음식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필리핀 학생들이 꼽은 관광 명소로 보라카이, 세부, 100 아일랜드 등이 있으며 이러한 곳들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섬으로서 많은 한국인들에게 신혼여행지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어 필리핀만의 독특한 풍습으로는 마노(MANO)가 있었는데, 이것은 악수와 같은 보편적인 인사와는 달리 연장자가 나이 어린 사람의 손을 자신의 이마에 가져가는 행위로 축복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Dez(Rizal technological University)는 “필리핀 사람들은 대체로 외국인에게 호의적이고, 친절하며, 아시아계열 국가 중에서 영어를 잘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한편 Fransis(Ateneo De Manila)는 아도보, 카레카레 등과 같은 필리핀의 전통음식을 소개한 뒤 “필리핀은 스페인, 미국, 일본의 지배로 인해 여러 나라의 다양한 놀이문화, 음식, 생활양식 등이 혼합되어 있어 흥미로운 나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필리핀 정부의 부패와 극심한 교통체증, 물가안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점에 대해서는 두 학생 모두 아쉬움을 나타냈다.
조사결과, 상당수의 필리핀 대학생들은 한국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인터넷 등의 영향으로 인해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몇몇 부분을 제외하고는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나타난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한국이라는 국가보다는 한국인들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앞으로도 한국과 필리핀 간의 지속적인 교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해외에서 한국인들의 책임감 있는 행동이 요구된다. 또한 양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함으로써 한국과 필리핀의 지속적인 우호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박진식, 박정훈, 문병진, 김유현, 성혜령, 박은영 명예기자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