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유학생 증가
엄격한 학사관리, 부적응, 비싼 등록금 등이 주요인
미국 대학으로 유학을 가는 한국학생들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005년 4만7천 여명이었던 미국 내 한국 유학생들은 1만명이 넘게 증가, 작년 한해 5만8천 여명에 이르렀다. 이중 2만5천 여명의 학생들이 학부과정에 등록되어 있다.
서울의 대학가에 따르면 이처럼 늘어나는 유학생수와 더불어 미 대학으로 진학은 했지만 공부를 포기하고 한국대학으로 편입하려는 학생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동국대학의 경우 2006년과 2007년 각각 25, 30명의 유학파 학생들이 편입 지원을 했지만 올해는 72명의 학생들이 유학을 포기하고 이 학교에 지원을 했다. 하지만 이들 중 단 2명만이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지원자 중 한명인 김모씨(30)는 "군대를 갔다 오고 적응을 잘 못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며 "한국에서 잘 적응해 무사히 졸업했으면 한다" 고 말했다.
건국대 역시 5년 전 50명이 채 안되었던 해외파 편입 지원자수가 두 배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연세대의 경우도 작년 156명의 ‘귀향’ 학생들의 지원을 받았고 올해는 그 수가 170명으로 늘어났다.
미국 오하이오 대학에서 이 학교에 합격한 허 모씨는 본인 말고도 “외국에서 돌아오는 한국 학생들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미국 미시건에서 공부했던 권 모씨는 “학비만 4만불에다가 생활비까지 연간 6만불 이나 들었다” 며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한국대학 편입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한국 학생들을 많이 봤다” 며 “한국대학에서는 학점을 따기가 훨씬 쉽다” 고 말했다.
펜실베니아 주에서 공부하다가 서울의 또 다른 사립대에 편입한 조 모씨(26) 역시 “성적이 나빠 부모가 돌아오라는 주위 친구들이 많았다” 고 말했다.
고려대는 올해 174명의 유학파 학생들이 편입을 지원해 16명이 합격했다. 이화여대는 총 307명의 편입 합격생 중 9명이 유학파 학생들이었다. 이번 학기에 학사 편입을 한 민 모씨는 “외국에서는 알아주는 대학이라도 한국에서는 잘 인정해주지 않는다” 며 편입동기를 설명했다.
2008년 컬럼비아대 사무엘 김 박사가 1985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 명문대학에서 공부한 1,400명의 한인학생을 분석한 논문에 따르면 그 중 56%인 784명만 졸업을 하고 나머지는 그만둬 중퇴율이 44%에 달했다. 이는 인도 (21%), 중국 (25%), 미국(34%) 학생들의 중도 탈락율보다 확연히 높은 수치이다.
한 외국인 학교의 진학교사는 “한국 학부모들처럼 일단 미국 유명대학에 합격시키고 보자는 식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며 “학생이 잘 적응해 학문적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자녀들에게 가장 좋은 대학” 이라고 충고했다.
김현진 국민대 교육학과 교수는 “많은 한국 유학생들이 섣불리 입학만 했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며 "언론에서 유학의 어두운 면을 적극적으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강신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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